FA 회사에서 일했던 후기

이야기를 또 쓸 줄은 몰랐다. 하지만 새로 적고 싶었다. 새로운 블로그, 새로운 VPS 그렇기에 새롭지는 않지만 새로운 글을 적어본다.

나는 고등학교 때 생산자동화를 전공했다. 생산자동화는 전기전자, 기계, 컴퓨터를 모두 공부한다. 고등학교 기간동안 그게 되냐고 묻는다면, 되기는 되더라 단지 역시 기초를 공부하는 거고 기능사 몇 개 따는게 전부인지라 자세한 건 회사에서 배워야한다. 하지만 교육기관이란 원래 그런 법이었다. 나는 좀 더 기술적으로 많은 걸 경험해보고 싶었고, 그렇기에 굳이 대기업 설비보전이 아니라 대기업에 장비를 납품하는 협력사에 직종은 PLC 엔지니어로 갔다.

학교 다닐 때 배운 PLC는 LS 산전에서 만든 PLC와 미쓰비시 PLC 버퍼 메모리에 직접 데이터를 넣어서 서보모터를 기동시키는 일이 전부였던 것 같다. 나는 입사 했을 때 실습 3개월, 수습 3개월을 하고 정사원이 됐었는데 실습과 수습동안에는 뭔가 간단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었다. 노트북과 미쓰비시 PLC와 통신하는 과제를 먼저 받았고, 그다음에 GP PRO 터치 스크린과 연결하는 과제를 받았고, 그다음에 로또 번호 만드는 프로그램이라던지, 바둑판 시뮬레이션 같은 걸 만들었던게 기억이 난다. 그리고 계속 터치 작화를 했다.

프로그램을 언제 처음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6개월 동안 안전관리자로 땜빵한 이후로 기억한다. 내가 6개월동안 안전관리자로 있는 동안, 회사는 미쓰비시 PLC를 주력으로 삼고 옴론 PLC를 보조로 하여 몇몇 단동기들을 납품했다. 그 뒤로 회사 프로그램 스타일 조금씩 배우면서 이곳저곳 출장을 다녀보다가 베트남으로 출장 갔던게 큰 변곡점이었다. 베트남 출장을 6개월 가게 되면서, 사람들간에 지내는 방법과 일을 하는 방법과 그런 것들을 꽤나 크게 배웠다. 그렇게 나를 가르치기 위해 베트남에 주재원으로 계신 차장님이 엄청 고생을 했던 게 기억이 난다. 그렇게 일을 하고, 한국에 돌아와서 제대로 1인분을 한 1년정도하고 퇴사를 했다. 5년간의 여정이었다.

꽤나 쉽지 않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주 100 시간씩 일하는 일도 꽤나 많았고, 다들 공장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예민하고 화가 많았던 기억도 새록새록 나고, 자다가 전화를 받고 고객사에 가서 일처리를 하고 오는 기억도 새록새록 나고, 꽤나 재밌게 지냈던 것 같다. 그것이 청춘이라면 청춘일까?

퇴사를 왜 했냐고 물어본다면 조금 쉬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 좀 더 프로그래밍을 하고 싶었던 생각도 있었다. 더이상 출장 가서 고생하거나 담당자랑 뒤지게 말씨름하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컸다. 그때는 정말 일을 미친 듯이 했다. 다들 내가 고객사 안에서만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내 노트북을 보면 일을 해야하냐고 물어봤고, 가끔은 친구들과 전 애인들을 보고 싶어서 헬맷도 회사에 두지 않고, 친구들을 보러 가기도 했고, 밤만 되면 이런저런 것들이 짜증났다고 친구들에게 불만을 토로했고, 계속 일했었다면 제법 잘하고, 제법 이름 날리며 살 수 있었겠지만, 역시 이렇게 사는 건 내 성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퇴사했다.

뭔가 이렇게 저렇게 자세히 적는 건 역시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그냥 뭔가 아 청춘의 고생이었다. 라고 하면 바로 생각날 만한 그런 추억들이 깃들어 있는 회사였다. 일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록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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