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한 연대와 환대에 감사합니다.

느슨한 연대와 환대에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저는 어디서 처음 봤을까요? 아마도 트위터일 겁니다. 맥락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이 문장은 아마 사이버공간에서의 연대와 환대에 감사하단 의미로 쓰였을 겁니다.

사실 이 문장은 저에게는 그 자체로 실례하겠습니다 와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는 받는 객체가 있어야합니다. 환대는 손님이나 방문자를 호의적으로 받아주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느슨한 연대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데 일단 연세대는 아닙니다. 여럿이 함께 무슨 일을 하거나 책임을 짐 혹은 한 덩어리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인데, 이것이 느슨하다는 것은 연대책임처럼 한 명의 잘못을 모두가 책임지거나, 우리가 남이다 정신이 아닌 우리는 남인데 그래도 여전히 소중하고 귀하다 라는 의미로 느슨한 연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나를 견뎌 라고 표현되는, 그러니까 나와 맞지 않거나 생각이 다름에도 여전히 교류를 하는 친구들에게, 나의 무지함 등으로 떠나갔던 이들에게 고맙고 미안함을 담아 느슨한 연대와 환대에 감사하다 라는 말을 쓰는데 이건 실례하겠습니다와 결은 다르지만 비슷한 맥락을 공유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무지는 죄가 아니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그것을 방패 삼아 주저 앉는 것은 또다른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이 내가 참 운이 좋았다라고 말할 수도 있는 부분인 것이 그동안 관찰자로 살아왔기에 무지하고, 무난하게 넘어 갔을 겁니다. 관찰자로 산다는 건 운과 무기력이 필요한 일이니까요, 마치 옵저버처럼 말이에요.

그렇기에 특히 더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여전히 관찰자로 살고 있지만, 이렇게 살지 않을거라고 다짐은 하면서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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