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랬다.

어느덧 대학교를 다닌지도 4학기 째, 2학기에 입학했다보니 중간고사의 꽃말은 벚꽃이라는 말이 실감이 된다.

회사에 다닌지는 한 11개월째로 충분히 많은 일들을 얼레벌레라도 처리하고 있다. 야간 작업, 문서 작성, 메일 작성이 주를 이루고 있으니 익숙해지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일에 있어서의 전문성은 디테일에서 나오므로 디테일을 챙길 때가 된 건가라고 곱씹어 본다. 2017년 11월부터 지금까지 7년차 엔지니어로 여전히 일하고 있다.

블로그에는 그래도 달에 한번씩은 글을 쓰려고 하고 있다. 기술 블로그인

글을쓴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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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여기에도, 여기는 조금더 평온한 일상에 대해 담을 것이다. 나에게 컴퓨터 과학이란 삶과 일의 경계에서 크게 분리되지 않은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보통사람들에게 스마트폰이 신체에 일부이듯이, 이렇게 블로그를 나누어 놓으려는 시도는 조금 카테고리를 나눔으로써 얻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난 내 도메인을 가지고 있고, 그 도메인으로 된 블로그를 가지고 싶었다. 그리고 정적 사이트 생성기는 생각보다 사진을 올리기에는 귀찮은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워드프레스를 구축할까 고민했다. 하지만 워드프레스를 구축하여 운영하는 것은 너무나도 폼이 많이 드는 일이고, 티스토리는 카카오가 서비스를 언제 종료 시킬지 모른다는 요인이 있어 결국 네이버 블로그로 다시 돌아왔다.

카테고리를 나눔으로써 얻는 효과는 나를 조금 더 다양한 모습에서 보게 해준다. vscode 를 열어 마크다운 형식으로 글을 쓰는 것과 네이버에 로그인해서 웹에디터로 글을 쓰는 일은 다른 느낌이며 각자의 카테고리에 맞는 글을 쓰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또한 그럼으로써 나는 어느 정도 일 더나아가 전공만으로 이루어진 사람이 아니라 삶에 다양한 영역에서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으레 겨울이 되면 문어빵을 먹고 싶어하듯 봄이 되면 벚꽃을 보고 싶어 하고, 여름이 되면 물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게 사람이다. 올해도 무사히 벚꽃을 보았으며, 여전히 매화는 보지 못하였다. 매난국죽에서의 매화, 매화는 벚꽃과는 다르게 생겼다는데 서울이라는 이 콘크리트 정글에서 볼 수는 있는 것인지 크게 의문을 품고 있다. 정말 내년에는 매화를 보기 위해 온 서울을 다 뒤져야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내 도메인이 있고, 이걸로 메일을 쓰고 있으며, 서비스들을 가입하고, 뉴스레터를 받아보고 있다. 뉴스레터의 장점은 소셜미디어의 불필요하고 시끄러움 속에서 정보만 볼 수 있다는 점이고, 단점은 뉴스레터 발행자의 시야에서 어느 정도 편집된 시야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마부뉴스는 묘하게 조금 더 진보적인 시야에서 사건과 이야기를 제시하며, 뉴닉은 묘하게 보수적인 시야에서 사건과 이야기를 제시한다. 어피티는 경제라는 특성상 묘하게 보수적인 시야에서 이야기를 제시한다. 하지만 어쨌든 내가 구독하는 뉴스레터들은 어느 정도 중립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려고 하기에 만족하고 구독하고 있으며, 사람이라는게 그렇게 비정치적인 존재가 아니므로 결국은 내가 의견이 다르더라도 용인할 수 있는 정도 스탠스의 뉴스레터만 구독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뉴스레터로의 이전을 비롯하여 요새는 조금 더 소셜미디어를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빅테크기업이라고 부를 수 있는 기업들로부터의 탈출을 조금은 꿈꾼다. 기존에 구글 워크스페이스로 클라우드 스토리지 + 메일을 쓰고 있던 걸 애플 아이클라우드로 이전하고 데이터는 백블레이즈 B2 로 이전하였으며, 트위터와 마스토돈 어플을 지우고 웹으로만 접속하고 있는데 이것마저도 차차 줄여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쓰고 보니 나는 그냥 트위터와 구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걸지도 모르겠다. 추가로 마스토돈도 트위터 LIKE 소셜미디어라서 그런 것 같다. 그런 소셜미디어들은 정보량은 비대하게 많은데 정보값은 주로 없다. 어느 정도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쓰레기통처럼 쓰며 이는 다른 사용자들에게 우울과 분노를 전이 시킨다. 이것이 지난 약 5년간 트위터를 하면서 느낀 점으로 더이상 트위터 LIKE 서비스를 가입하고 싶지 않게된 이유다. 그래서 블루스카이가 나왔을 때도 쓰레드가 나왔을 때도 별로 내켜하지 않았다.

어쩌면 요즘 같은 세상에 도태되는 게 아닐까란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시장은 어쨌든 성장이 끝났다고 생각하며, 소셜미디어를 안해서 도태될 사람이면 차라리 도태되는게 낫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불운하게도 윈도우즈보단 리눅스가, GUI 보단 CLI를 아주 조금 더 편해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소셜미디어 속 세상은 어쨌든 현실과 약간 많은 괴리감이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의제라고 부끄럽지만 놀랍도록 사실인 의제들 또한 들고 가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참으로 기묘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기본으로 돌아갈 수록 개인은 더 많은 것을 공부하고 챙기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이 참으로 기묘하다.

뭐 요즘 아이들은 어떻다더라 정도의 이야기는 쓰고 싶지 않고, 사회의 스냅샷이나 역사를 분석할만큼의 지식과 시야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나는 결국 최종적으로는 평범한 직장인이 되고 싶어하며 컴퓨터를 약간 오타쿠적으로 좋아하는 이상하게 평범한 직장인으로 남고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어하는 것은, 글을 잘 쓰고 싶기 때문이요, 기술엔 낭만이 없기 때문이다. 아 기술엔 낭만이 있다. 태초의 트랜지스터부터 현대 분산 처리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데이터와 논리에 대한 위대한 여정에 인류가 있습니다 같은 느낌일 뿐이다. 컴퓨터 과학은 그 특성상 미국에 상당부분 의존하는 근본없는 학문이니까 말이다. 둘은 약간 다른 낭만을 가지고 있다. 말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죽은 시인의 사회 쯤 되는 영화에 나왔던 그런 이야기이다.

주키니,, 주키니에 대한 이야기도 쑤셔 넣어본다. 어쨌든 대외적으로는 애인이라고 소개하고 있으며 약간 안 맞는 부분이 있지만 나름 파트너쉽에 대한 자기 나름대로의 룰을 유지하고 있고, 살면서 이렇게 안정적인 파트너쉽이 처음이라 사실 굉장히 생소하며 감사하다. 나는 비로소 사랑에서 설렘 같은 것들은 거짓이며 의리로 파트너쉽을 유지하는 것이 맞다 라는 생각이 자리잡게 되었다. 회사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듣고 벌써 40-50대 중년부부의 바이브를 느낀다면 애늙은이라고 했고, 정작 주키니나 내 친구들은 너무나도 공감해서 웃기는 일이다. 물론 나는 조금 더 욕심 같은 것이 생기기는 하나 그것은 말 그대로 욕심이라서 일단은 만족하고 욕망을 놓으려고 하고 있다.

MBTI에 대해서도 제법 생각을 많이 해보고 있다. MBTI는 어떤 자기가 편해하는 표현들을 분류해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코어틱하고 불변하는 성격 같은게 있는가 하면 그건 잘 모르겠지만, MBTI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일할 때나 평시에는 ISFJ의 모습을, 친한 친구들에게는 ENTP의 모습을, 애인에게는 ENFP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무래도 ISFJ의 모습은 한번도 표현해본 적이 없는 모습인데 일과 공부, 여러가지를 조율해야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편하고 잘 쓰고 있으며, 그동안 문제로 삼았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에 대해 현재에 집중할 수 있고, 지금을 잘 살면 그게 쌓여 미래에도 잘 살거다 라는 부분에서 굉장히 잘 쓰고 있으며, 예산과 시간 배분에 대해서도 제법 계획성 있게 추진함으로써 만족하고 있다.

아무튼 그렇다. 요새는 제법 비로소 잘 살고 있다라고 말할 만큼 잘 살고 있다. 물론 새벽의 야간 작업이, 공부에 더 집중하기로 했지만 퇴근하면 강의 듣는 것이 귀찮은 것이, 한쪽 무릎이 아픈 것이, 여전히 빚이 많은 것이 잘 산다고 단언하기 어렵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파트너쉽이, 나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상사가, 기술적으로써 비로소 이해되는 많은 것들이(프로그래밍 언어들, 기술적인 구조들), 그래도 오늘 보았던 벚꽃이 나를 제법 평온한 세상에서 나쁘지 않게 살고 있다고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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