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오사 후기

보는 내내 폴아웃이 생각 났다.

War, War never changes

황무지에서 디멘투스가 몰던 오토바이 전차도,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 얼굴을 비춘 임모탄도, 황무지에 있는 그 누구도 황무지에서 그저 하루하루 살기 위해 분노로 투쟁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곳에 그저 퓨리오사는 던져졌다.

그런 퓨리오사의 생존기가 영화 퓨리오사이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프리퀄이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본 지 오래되어 중간중간 기억의 파편을 더듬더듬 하여 기억했다.

퓨리오사는 강인하고 영리한 사람으로 생존하기 위해, 분투하기 위해 분노와 증오 위에 삶을 하루하루 살았다. 디멘투스는 퓨리오사에게 자기 자신처럼 살 것을 종용한다. 퓨리오사는 그에게 복수하고 그리고 황무지 위에서 그렇게 그렇게 살다가 결국 시타델의 지도자가 된다.

글을 쓰기 전까지는 퓨리오사는 분노와 증오에 잡아 먹혔으며, 개인적인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공허하고 살아있는 송장 같은 삶을 살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곰곰이 되짚어 봤을 때, 특히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장면을 되짚어 보았을 때 그는 그러지 않은 삶을 살았다. 그는 지도가 있었던 왼쪽 팔의 유실로 인해 꿈을 잃었고, 그럼에도 현실을 충실히 살았고, 결국 꿈과 집이었던 곳을 찾았고-황폐화 되었지만, 다시 시타델로 돌아와 지도자가 되었다.

문명인의 입장에서 문명이 없는 삶의 고독과 어려움을 공감하는 것은 어렵지만 일정 부분 공감이 되는 점은 삶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점이 아닐까?

직장인과 대학생의 어려움과 황무지 생존 일기는 분명 결이 다르다. 근데 그게 결이 얼마나 다르냐고 하면 생각보다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퓨리오사는 삶이 마음대로 되지 않음에도 기회를 만들었고, 엿보았고, 엿 맥였다. 얼마나 좌절했을지, 얼마나 분노했을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하루하루 산다는 건 분명 대단하고 놀라운 일이다. 그곳이 황무지였기 때문이 아니라 삶이 원래 그런 종류의 경험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 아닐까 라고 생각해본다.

퓨리오사가 다른 투쟁자들과 달랐던 이유는 그가 인간적이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잭도, 맥스도, 녹색의 땅도 잊지 않았고, 그 무심함과 폭력적임 사이에서도 인간성을 잊지 않았기에 다른 투쟁자들과 다른 맥락에서 저항했다. 그래서 자신의 소망과 욕망의 결과 속에서도 살아남았다고 생각한다.

영화 속 이야기와 별개로 자동차를 조금 공부해본 입장에서 모든 것이 최고였다! V8 엔진 소리, 차량 디자인, 무기, 악기 그냥 그 모든게 흥미로웠고, 신기했고, 건조했고, 기묘했다! 그냥 그저 두루두루 재밌게 즐긴 퓨리오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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