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 Capo
삶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된다. 반복되는 주제는 강조이자 메인 멜로디이다.
언젠가 겪었던 일, 지금 겪고 있는 일, 앞으로 겪을 일
사는게 다 고만고만한 것 같다.
나도 무언가 많이 달려졌겠다만은 내가 살아가는 감각은 고만고만한 것 같다.
반복이 강조라면 아 나에게 이 감각은 삶의 시작이자 진행, 끝이겠구나
번뇌를 끊지 못해 윤회하는 세계관에서 윤회하여 환생하는 자가 꼭 자기가 죽었던 시점에서 미래에 태어난다는 보장이 없다면 윤회 시스템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시스템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샤워를 하다가 문득 내 입을 스쳐지나간 바다내음의 정체는 무엇이었는가를 고민해본다.
정말로 이 바다내음은 2018년 다대포의 바다 내음이 맞을까? 마치 그 때 그 바다 내음이 나에게 시간을 초월해 뛰어온 듯한 느낌을 받을 때쯤 그때 그 노을이 말을 거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
왜 하필 다대포인가? 내가 봤던 모든 바닷가 중에 나에게 가장 친근했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내가 정동진이 다대포보다 친숙했다면 분명 정동진에 있는 바다 내음이 나에게 튀어나왔을 것이다. 놀랍게도 바다 내음은 모든 바닷가마다 다르다.
세상에 그렇게 마법처럼 원하는대로 되는게 없다는 걸 알게 되면 조금 견디기가 쉬워진다. 1초에 영화 한 편 정도를 다운받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별로 그렇게 원하는대로 빠르게 되는게 없다는 게 없다는 걸 알게 된 뒤로 도돌이표를 다시 연주하는 게 무섭지 않게 되었다.
나는 어느 정도로 지겨운 일을 싫어했냐면 피아노를 칠 때 도돌이표가 있으면 생략했고, 구몬에서도 산술만 다 어딘가에 숨겨버렸을 정도로 싫어했다 (그리고 그 문제들은 약 5년 뒤 이사가는 날 발견했다. 종이는 튼튼하더라) 그런 내가 도돌이표를 다시 연주하고 있는게 신기할 정도로 연주하고 또 연주하고 있다.
클래식이라고 다 뭉뚱그리기 아까운 전자음악 이전 시대에서 마침내 얻은 이정표 하나, 때로는 반복 속에서 변주되는 것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언제나 세상은 나에게 예상을 깨고 새로운 일을 주었고 그마저도 고만고만하다는 느낌이라면 교향곡은 삶의 전부를 닮은 음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교향곡을 완성하기 위해 다들 평생을 노력하더라
다들 그렇게 그렇게 도돌이표를 만나 돌아가고 있겠지, 삶이 되도는 이유는 변주와 반복이 아름답기 때문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