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ing radiohead at the top of your lungs
https://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1210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8371#home
나의 북마크 제일 앞에는 이렇게 두 개의 글로 시작한다. 이것은 허지원 교수의 따끔한 일침이라고 해야할지 다정한 위로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는 이상한 글들이다. 하지만 그건 별로 상관없다. 중요한 건 내용이니까, 그는 인생의 재난에 있어서 우아하고, 행복하고, 도전하고, 기대하라고 한다. 나는 그것이 삶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삶은 본디 재미 없는 것이라는 걸 깨달으면 사는게 좀 쉬워진다. 인문학이 인간의 모순을 잘 정리해서 글로 담은 거라고 생각하면 글을 쓰기 쉬워지는 것처럼, 나는 그렇게 9550일을 지나고 있었다. 나의 특기는 삶에 대해 흥얼거리기 라고 생각한다. 나도 다 모르는데 남을 어떻게 알겠어 라는 말처럼 나의 삶에 대해 흥얼 거리고 있다. 이건 그 흥얼거림의 조각이다. 만약 다 알았다면 흥얼거리지 않았을 것이다. 날카롭고 정갈하게 정리된 생산물들을 만들었을 것이다.
아쉽게도 나는 날카롭고 정갈하게 정리하지 않는 사람이다. 일을 할 때 아주 약간 발휘되는 후추 같은 거다. 삶에는 별로 날카로움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미 바람과 햇빛조차 날카롭기 때문이다.
여름의 끝에서 가을이 채 오기도 전에 코가 이미 알아차렸다. 그렇다. 알러지 환자들의 계절이 오고 있다. 감상적이고 이상한 계절이 오고 있다. 삶에 대해 흥얼거릴 때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신이 있다고 생각해? 신이 있다고 생각하는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이득이기 때문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나보다 더 현명한 사람에 조언에 따라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마도 신은 공무원 같은 것일 것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할 수 없는 일이 있는거지. 세상의 위기를 모두 공무원이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신은 아마도 그런 존재일 것이다.
나는 세상의 위기를 구하는 영웅은 되지 못하지만 나의 위기를 구하는 소방관은 과하고 나의 위기를 구하는 맛있는 피자는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배고픔은 생각보다 큰 위기다. 하루종일 피자를 먹고 싶다는 건 생각보다 개인에게 엄청난 위기다. 그래서 나는 피자가 되어 누군가를 그 위기로부터 구할 것이다.
오늘은 그냥 그런 기분이다. 여름의 끝에서 멜랑콜리하게 최초의 기억으로부터 지금까지 참으로 열심히 살았군 그냥 그런 기분, 뭘 별로 하고 싶지도 않고, 만사 귀찮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일은 남아 있어 깨작깨작 정리나 좀 하고 있는 시간 속에서 떠오른 기억들을 묶어 흥얼거리고 있다. 이건 그 흥얼거림의 잔재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재는 불을 바라는 거지, 불을 품으면 장작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장작이 되면, 좀 쌈뽕하게 짬뽕이라도 먹고 싶어서, 소고기 스테이크와 버섯이 잔뜩 들어간 짬뽕 같은 걸 쌈뽕하게 먹고 싶단 생각을 하면서 생각의 잔재는 불을 바라고, 흥얼거리고 그렇게 이야기는 세미콜론을 맞이하고;